사이버 폭력, 왕따, 질투와 시기 등 10대의 인터넷 문화를 밀도 있게 그려낸 화제의 성장소설
'악플'로 대표되는 사이버 폭력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하지 말라고 다그친다고 해서 해결될까? 피해를 당하는 사람의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백 번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공감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사이버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감정을 섬세한 터치로 낱낱이 그려낸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은 지금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내가 무심코 뱉은 한마디가 어떻게 다른 이에게 큰 상처가 되는지를 이야기적 재미를 통해 일깨워준다. 인터넷사에서 벌어지는 학생들 사이의 시기와 질투, 왕따, 경쟁 심리 역시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 큰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사전적 의미 >> 악플(惡reply) : 인터넷의 게시판 따위에 올려진 내용에 대해 악의적인 평가를 하여 쓴 댓글
익명성 뒤에서 다른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댓글들이 넘쳐나는 요즘,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가방과 핸드폰이 필수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의 안전과 사회관계를 위해 핸드폰은 가방만큼이나 필수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핸드폰은 스마트폰이여야 하며,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자그마한 아이들도 SNS, 문자, 카카오톡이 일상대화처럼 이루어져 있습니다.
초등학교가기 전 한글은 읽고 쓰기 위해 공부하지만(심지어 영어도), 인터넷이나 핸드폰의 사용법은 그냥 넘어가 버립니다. 놓아버린 자율성이 제한되어지지 않는 공간으로 아이들을 데려갑니다.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들이, 다른 이들을 배려하지 않는 마음이, 익명성 뒤에 숨어 내면 깊이 어두운 말들을 상대방에게 무작위로 뱉어버립니다. 입이 차마 담기도 힘든 말들을, 글들로 쉽게 쓰여지는지 가슴아픈 일입니다. 말이 가지는 힘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 같습니다. 입에서 나온 말들은 보약이 되기도 하고, 칼이 되기도 합니다. 소리로 표현되지 않았다고 해서, 말이 아닌 것이 아니고 글로 새겨졌을 때 그 영향력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들 속에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을 읽었습니다.
제이비와 아무르 / 브리아나와 헤일리, 그리고 릴리 / 트레버와 리사
제이비와 아무르는 보통의 학교생활을 하는 중학생이고, 헤일리 그룹은 킹카들 모임이고, 트레버와 리사는 숨겨져서 아무도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이들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공간에서 서로를 오해하고, 배신하고, 미워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최고의 왕재수는 누구일까요?
자유로운 의견 토론장을 원해서 만든 트루먼의 진실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는 이 질문에서 문제가 발생되어지기 시작합니다. 투표가 진행되어지던 중 어느 학생의 어린시절의 사진이 나타나고, 킹카 그룹의 릴리가 그 사진의 주인공으로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되어 집니다. 익명성 속에 숨어서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하고, 싫어하면서 피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됩니다. 요즘 종종 댓글로 인해 고통당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접합니다. 그 댓글로 인해 상심에 빠져 자신을 버리기도 하는 일들도 있구요.
우리의 아이들은 서로의 말들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이들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게 성장하였으면 합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이 책의 주인공들을 응원했습니다. 고통받는 릴리와, 가해자들을 응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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